돈을 빌려줬는데 받지 못하게 되었을 때, 상대방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고 경찰서를 찾아가 고소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경찰서에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으니 고소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돌아오거나 고소장을 접수하더라도 상대방이 무죄라는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왜 이렇게 되는 걸까요? 첫 번째로는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이 돈을 빌릴 때부터 돈을 갚을 능력도 없는데다 돈을 갚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었어야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상대방이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사실상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돈을 빌려간 상대방에게 정기적인 수입이 있거나 부동산 등 재산이 있어서 늦어지더라도 결국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하기 어렵고, 상대방이 돈을 갚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갚지 못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사기죄가 성립하기 어렵게 됩니다.
상대방이 실제로는 돈을 갚을 의사가 없었던 경우라 하더라도 이를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돈을 빌려갈 때부터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이 있어서 돈을 벌면 바로 갚겠다는 등 특정한 사용처를 제시하였다가 실제로는 도박이나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경우처럼 명백하게 밝힐 수 있는 경우라면 입증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빌려간 돈의 사용처에 대하여 명시한 적이 없거나 돈을 빌려가면서 말했던 것과 달리 돈을 생활비에 사용한 경우와 같이 단순히 돈을 낭비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돈을 갚을 의사는 있었지만 갚지 못하게 된 경우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판례에서 현금과 가상화폐를 합하여 현금으로 환산하면 1억 원이 넘는 재산을 빌리면서 ①가상화폐 트레이딩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 높은 이자까지 포함하여 돈을 갚겠다고 말하고, ②실제로는 온라인 도박사이트에서 현금과 가상화폐를 탕진하였으며, ③피고인이 30대 중반으로 별다른 재산이 없고, 1억 원 이상의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자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인정돠어 사기죄를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처럼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돈을 갚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는 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이 돈을 갚지 않을 때, 사기죄가 성립한다면 민사소송을 거치지 않고도 돈을 받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고소에 대해서 한 번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사기죄가 성립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고소를 하실 경우 상대방의 사기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같이 제출하셔야 합니다. 또한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민사소송이나 지급명령 등을 같이 진행하시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보리움 법률사무소
장지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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